2 /20 (토) 환해진 방
저녁스케치
2016.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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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위에 까치발로 서서
전구를 갈아 끼우는 아버지
낡은 구두 속에 감춰져
보이지 않던
하얗게 굳은살 박인
알전구 같은
아버지의 발뒤꿈치가 보인다
지금까지 어두운 골목길을
얼마나 걸으셨으면
우리의 방을 밝혀 준 건
저 천장의 전구만이 아니었구나
침침했던 방이 환해진다
배산영님의 글이었습니다, <환해진 방>.
살다보면 문득,
가족의 그늘을 보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굳은살 박인 뒤꿈치.
늦은 밤, 우연히 깨어 듣는 혼곤히 잠든 아내의 숨소리.
부쩍 성글어진, 남편의 머리카락 같이...
환해진 삶만큼이나, 그늘의 수고도 잊지 말아야지..
굳은살 박인 손을 잡으며..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