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마음이란
저녁스케치
2016.02.24
조회 571


우리 말 중에
‘마음’이란 말만큼 다양하면서도
재밌는 표현을 지닌 단어도 드문 거 같아요.
뭔가를 결심할 때는 마음을 ‘먹는다’고 표현하구요
무언가 좋으면 마음에 ‘들어왔다’... 해서,
‘마음에 든다’라고 하구요
이뿐인가요.
종종 마음은
아프기도 하고,
시리기도 하고,
저 멀리 도망도 가고,
때론 엄하게, 다스려야 하는 -
그야말로 변화무쌍한 존재지요.

나를 나 되게 하는 중심이되
때론 도무지 종잡을 수도,
붙잡을 수도 없는 - 가깝고도 먼 사이인 마음.
마음은 이렇듯 말과 만나면
다양한 표현과 감정을 갖게 되는데요
하지만 마음이 과학을 만나면 - 어쩐지 삭막해집니다.
뇌과학자들이 보기엔
마음을 먹고, 다스리고, 들고 하는 모든 것이,
그저 뇌의 변화에 따른 결과일 뿐이죠.
생물학자들에게 마음이란 쉽게 환경에 지배되는 존재구요
통계학자들에게 마음이란 그저, 숫자의 모음이죠.
많은 의학자들은 각종 바이러스와 호르몬이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바꾸고, 지배하는지, 증명하려고 애쓰지요.

오늘도 끊임없이
움직이고, 속삭이고,
도전하고, 때론 쌩하니 돌아서는 우리의 마음.

세상엔 “마음이란 무엇인가”,
증명하려는 많은 시도들이 있지만
전.. “시인의 방법”이 제일 좋은 거 같아요.
신형건 시인의 <마음>이란 시인데요
시인의 방법 - 이런 거라네요.

“마음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마음이 다 비칠 듯한
네 눈을
한참 바라본다

마음은 잡을 수가 없다
그래서
마음 가까이에 있는
네 손을 꼭 잡아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