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2 (월) 뒤
저녁스케치
2016.02.24
조회 474
뒤, 뒤는 언제나 애잔한 것들의 차지이다
앞이 빛나는 것은 뒤가 그만큼 어둡기 때문인데
하루의 끝이 애잔한 것은 노을 때문인 것처럼
두 눈 똑바로 뜨고 쳐다 볼 수 없도록 해가 빛나는 것은
해의 등이 그만큼 어둡다는 것일지니
저어기 달의 이마가 은은하게 빛나는 것도
앞서 걷는 당신의 등이 한 짐인 것도
그래 오늘은 누구를 만나도 그의 등 뒤에 슬쩍 서고 싶다
표성배님의 <뒤>라는 글이었습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보다
어쩐지 흐린 날이 더 마음 편할 때가 있습니다.
햇살 찬란한 낮보다는
달빛 은은한 창가에서 한 숨 쉬어갈 여유가 생기지요.
그리고 무대의 조명이 끝난 순간,
불 꺼진 무대는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가끔은... 발걸음을 늦춰봅니다.
미처 보지 못한,
무수한 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