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9 (월) 아버지의 꼬리
저녁스케치
2016.03.03
조회 668





딸이 이럴 때마다 저럴 때마다
아빠가 어떻게든 해볼게
딸에게 장담하다 어쩐지 자주 듣던 소리다 싶어
가슴 한 쪽이 싸해진다
먹고 죽을 돈도 없었을 내 아배
아들이 이럴 때마다 저럴 때마다
아부지가 어떻게든 해볼게
장담하던 그 가슴 한 쪽은 어땠을까

아빠가 어떻게든 해볼게
걱정말고 네 할 일이나 해
딸에게 장담을 하면서도 마음 속엔
세상에서 수시로 꼬리를 내리는 내가 있다
장담하던 내 아비도 마음속으론
세상에게 무수히 꼬리를 내렸을 것이다

아배의 꼬리를 본 적이 있었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아배는 꼬리는 떠오르지 않는데
딸은 내 꼬리를 눈치챈 것만 같아서
노심초사하며 오늘도 장담을 하고 돌아서서
가슴 한 쪽이 아려온다 꿈틀거리는 꼬리를 누른다




안상학님의 글이었습니다, <아버지의 꼬리>




자식이 뭔지...
자식이란 이름 앞에서
접어야했던 꿈이, 열망이, 용기가 얼마나 많던가요.
수없이 접어야 했던 자존심,
내려야했던 꼬리는 또.. 어떻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에게만은 끝내 들키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