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1 (화) 가끔씩
저녁스케치
201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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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나는 옷섶에 손을 넣어본다
심장이 뛰고 있는 지
마치 우편함 속으로 손을 밀어 넣을 때
약간의 금속성 차가움 다음에 찾아오는 홍조처럼
팔딱거리는 먼 발자국 소리
봄이 언제 단번에 달려오던가
보여줄듯 말듯 앵도라져 몇 번 뒷걸음 친 후에
그만큼 애꿎게 한 사내를 불 지르지 않던가
가끔씩 나는 심장 속에 손을 넣어본다
새 싹이 돋았는지
무슨 꽃이라도 몇 송이 묶어볼 요량으로 더듬어 보다가
불량한 짓거리 들킬 때처럼
화들짝 꼬집어보는 봄날의 꿈
이미 가고 없는지
다시 오기는 하는지
나호열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가끔씩>
봄의 문을 여는 3월.
이제부터는요
가끔씩 옷섶에 손을 넣어봐야겠어요.
내 마음에도 푸른 기운 한 자락, 물들고 있는지.
두근거리는 봄의 심장은 여전한지.
몇 번을 다시 맞아도 늘 새로운 봄.
자꾸만 열어보고 싶은
보물 상자처럼, 가끔씩 열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