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7 (수) 딸년을 품에 안고
저녁스케치
201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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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배기 딸년을 꼭 안아보면
술이 번쩍 깬다 그 가벼운 몸이 우주의 무게인 듯
엄숙하고 슬퍼진다
이 목숨 하나 건지자고
하늘이 날 세상에 냈나 싶다
사지육신 주시고 밥도 벌게 하는가 싶다
사람의 애비 된 자 어느 누구 안 그러리
그런데 소문에는
단추 하나로 이 목숨들 단숨에 녹게 돼 있다고도 하고
미친 세월 끝없을 거라고도 하고
하여, 한 가지 부탁한다 칼 쥔 자들아
오늘 하루 일찍 돌아가
입을 반쯤 벌리고 잠든 너희 새끼들
그 바알간 귓밥 한번 들여다보아라
귀 뒤로 어리는 황홀한 실핏줄들
한 번만 들여다보아라
부탁한다
김사인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딸년을 안고>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고 하던가요.
세상 사는 우리 마음이,
어린 딸을 품에 안고 바라보는 아비의 마음 같다면..
그래요.
나쁜 짓을 할 일도,
남의 마음 아프게 할 일도.. 없을 겁니다.
오늘은 일찍 집에 들어가 보시죠.
아이의 얼굴 마주해도 좋고,
그 옛날 아버지의 마음을 더듬어 봐도.. 좋겠어요.
* 김현승 시인 <아버지의 마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