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2 (화) 나의 딸의 딸
저녁스케치
2016.02.03
조회 439



우리 집 현관은 내 신발과
아내의 신발만이 놓여 있던 비좁은 공간이었다.
그러다가 다혜의 꼬까신이 놓이고
어느 날 도단이의 운동화가 그 곁에 놓였다.
아이들의 신발 문수가 점점 더 커지더니
어느 날엔가 새로운 신발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사위의 것이었다. 소도둑처럼 크나큰 신발.
그러더니 어느 날엔가 나의 딸이 낳은 딸이 등장했다.
정원이의 신발은 그야말로 ‘꽃신’이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리 집 현관에는
여덟 켤레의 신발이 차곡차곡 놓이게 됐다.
우리 집은 종류가 다른 갖가지 신발로
꽃밭처럼 만발하게 될 것이다.



최인호님의 <나의 딸의 딸>에서 골랐습니다.




가족이 된다는 건..
이렇게 하나, 둘,
현관에 신발이 늘어나는 과정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처럼 부부의 단출한 신발만 남은 현관이
이제 오랜만에 다시 북적일 설날도, 멀지 않았네요.
꽃밭처럼 활짝 피어날 현관,
오종종 모인 신발들처럼 정겨운 얼굴들이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