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13 (토) 미궁에로의 지도
저녁스케치
2016.02.14
조회 485



영동시장 정류장에 내리셔서
서쪽으로 뚫린 지저분한 길에 들어서면
진로당과 신신육고간 간판이 보이고
장미 의상실과 또만나요 다방 다음에는
인생철학관 백운당과
카페 러브포엠과 코롬보와 티파니
세느가 나란히 있고
피어리스 문방구점이고
수퍼 쌀상회 다음에는 칙칙이 만화가게입니다
연탄가게와 맞붙은 이 가게 앞 돌계단에서는
다섯살에서부터 일곱살쯤 된 애들이
만화책을 보거나
로보트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이 보입니다
정말 정신없이 놉니다
이 돌계단 옆을 왼쪽으로 꼬부라지면
셋째 집이 바로 여깁니다
찾으실 수 있겠나요
아이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


김규동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미궁에로의 지도>



정육점을 의미하는 육고간,
이름도 정겨운 장미의상실,
지금은 사라진 만화가게...
그 옛날 정겨웠던 골목 풍경이
고스란히 눈앞에 펼쳐지는 기분이지요.
그 정겨운 골목으로 훌쩍, 떠나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