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6 (수) 식물 띠
저녁스케치
2016.01.07
조회 755
사람들과 요즘 이야기를 나눌 때면
저이의 식물 띠는 무엇일까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어
파릇파릇 솟아나고
쑥쑥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절로 식물들의 이름이 떠올라
푸르고, 향기로운
금방 물기를 툭툭 떨어뜨리는
꽃 핀 정원을 쪼그려 앉은 여자아이는 빨간 딸기 띠,
환호성을 지르며 미끄럼틀을 쑥 내려오는 저 사내아이는
초록향의 오이 띠
풍성한 엉덩이를 깔고 앉아 수다를 떠는 저 아줌마들은
토마토 띠
지팡이에 의지해 졸고 있는 저 할머니는
가을을 끌고가는 홍시 띠
그렇다면.. 나는?
한순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식물 띠>.
‘붉은 원숭이의 해’라는 올해,
새해 들어 띠 얘기 많이 하시죠,
한번 쯤 그 성정을 닮았을까.. 궁금해지는 띠.
누가 선후배인지.. 나이를 헤아리는 기준이 되고,
때론,
나이를 감추고 싶을 때 슬쩍- 대신하는 띠.
그런 띠를 이렇게
‘식물’로 바꿔 생각하니 한결 새롭지요?
나의 식물 띠는 뭘까.. 문득,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