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6 (수) 식물 띠
저녁스케치
201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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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요즘 이야기를 나눌 때면
저이의 식물 띠는 무엇일까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어
파릇파릇 솟아나고
쑥쑥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절로 식물들의 이름이 떠올라
푸르고, 향기로운
금방 물기를 툭툭 떨어뜨리는

꽃 핀 정원을 쪼그려 앉은 여자아이는 빨간 딸기 띠,
환호성을 지르며 미끄럼틀을 쑥 내려오는 저 사내아이는
초록향의 오이 띠
풍성한 엉덩이를 깔고 앉아 수다를 떠는 저 아줌마들은
토마토 띠
지팡이에 의지해 졸고 있는 저 할머니는
가을을 끌고가는 홍시 띠

그렇다면.. 나는?



한순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식물 띠>.




‘붉은 원숭이의 해’라는 올해,
새해 들어 띠 얘기 많이 하시죠,
한번 쯤 그 성정을 닮았을까.. 궁금해지는 띠.
누가 선후배인지.. 나이를 헤아리는 기준이 되고,
때론,
나이를 감추고 싶을 때 슬쩍- 대신하는 띠.
그런 띠를 이렇게
‘식물’로 바꿔 생각하니 한결 새롭지요?
나의 식물 띠는 뭘까.. 문득,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