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6 (토) 싹
저녁스케치
2016.01.17
조회 390


어둠이 어둠인지 모르고 살아온 사람은 모른다
아픔도 없이 겨울을 보낸 사람은 모른다
작은 빛줄기만 보여도 우리들
이렇게 재재발거리며 달려 나가는 까닭을
눈이 부셔 비틀대면서도 진종일
서로 안고 간질이며 깔깔대는 까닭을
그러다가도 문득 생각나면
깊이 숨은 소중하고도 은밀한 상처 꺼내어
가만히 햇볕에 내어 말리는 까닭을
뜨거운 눈물로 어루만지는 까닭을
아픔 없이 겨울을 보낸 사람은 모른다


신경림 시인의 <싹>이란 글이었습니다.



겨울 들판에서는 절대 홀로 살아남을 수 없지요.
때론 짐 같이 버겁지만
돌아보면
서로 기댄 그 무게가,
그 뜨거운 숨결이 모두를 살게 한 힘이란 걸 알게 됩니다.
이제 곧.. 더 추워진다고 하죠.
좀 더디더라도
좀 버겁더라도
더불어 갈 수 있길..
더불어 가는 걸음이,
작은 싹처럼, 봄을 깨우는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