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 (수) 연탄 한 장
저녁스케치
201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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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을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안도현님의 <연탄 한 장>이었습니다.





기꺼이 제 몸 던져 세상을 따스하게 하고
한 덩이 재로 남은 몸마저 산산이 으깨어
누군가의 발걸음을 잡아주는 힘이 되어주는 연탄.
그렇게
제 존재를 다해 사랑하는 이들의 있어
이 추운 날도 든든히 견뎌가는 건 지도 모르겠어요.
뜨겁게 사랑하고, 오롯이 꿈을 꾸는 -
그래요. 연탄 한 장 같은 삶이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