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1 (목) 집을 지킨 건 대문이 아니었다
저녁스케치
2016.01.23
조회 406
고향집에 가게 되었다
퇴원한 어머니와 함께
동네 분들이 기다렸다는 듯
마당을 가로질러 들어오신다
한결같이 얇은 몸피를 가졌거나
유모차에 의지한 영락없는 ㄱ자 모양새다
병원에 가보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단다
주름들끼리 더 깊은 주름살을 만들어
안부와 걱정을 길게 나누시고
위로에 위로가 넘쳐나던 그해 여름
오늘은 왔을까 하고 앞집 사람이 다녀가고
이제는 오지 않았을까 하고 뒷집 사람이 왔다 갔단다
어머니 안 계신 집에
검은 대문이 지킨 게 아니었구나
정이경님의 글이었습니다,
<집을 지킨 건 대문이 아니었다.>
시골에는 아직.. 이런 정이 남아 있는 거 같지요?
앞집, 뒷집, 숟가락 개수까지 훤~히 알고.
마실 나갈 때도 문이라곤 평생 잠그지 않던 그 시절.
어느 집이든 스윽.. 탱자 울타리
한 쪽 밀고 들어가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던...
따뜻한 인정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