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너의 정맥
저녁스케치
2016.01.25
조회 456


우리 감정을 표현하는 말 중에
가장 매력적인 단어가 있다면.. 뭘까요?
저는 ‘설렘’이 아닐까 싶습니다.
설렘. 설레다.
입 밖으로 내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심장이 두근, 식었던 마음에 온기가 도는 말.
첫사랑.
청춘.
연애편지.
여행.
첫눈 오는 날... 같은 말들.
소설가 김훈은 ‘너의 정맥’이란 말을 쓰고
온몸에 힘이 빠져 기진맥진 했다고 고백합니다.
어느 여름날, 그녀의 블라우스 소매 아래로 드러난 흰 팔.
그 푸른 정맥 한 줄기 -
아마 평생의 설렘으로 기억될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가하면
요즘 베스트셀러라는 <정리의 마법>을 쓴 작가는
물건을 정리하는 기준으로 ‘설렘’을 말합니다.
의류, 책, 소품, 추억의 물건 순으로 과감히 정리하되
남길지, 버릴지 기준은 ‘설렘’ 하나로 정해 보라고 말이죠.
저자는 묻습니다.
“설레지 않는 책들을 쌓아둔다고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절대 착용하지 않을 장신구를 갖고 있는 것으로 행복한 순간이 찾아올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답할 것이다.
마음이 설레는 물건만으로 채워진
자신의 공간과 생활을 상상해 보자.
그것이 바로 자신이 누리고 싶은 이상적인 생활이 아닐까? “

다시..
설렘을 생각해 봅니다.
여러분은 언제 설레시나요?
아니, 가슴이 설레었던 적이.. 언제인 거 같으세요?
너무 오래 설렘을 잊고 살았다면
먼저, 삶을 단출하게 하는 노력부터 해보시죠.
너무 많은 물건, 너무 많은 일,
너무 많은 관계들에 파묻혀
여전히 두근대는 심장 소리를 듣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잊지 마세요.
오직 세상에 두 사람만 존재하는 것 같던 연애시절처럼.
오로지 꿈을 향해 달려가던 청춘의 한 때처럼.
번잡한 일상을 뒤로하고 훌쩍 떠나는 여행처럼.
설렘의 순간들은
삶의 번잡스러움을 걷어낸,
오롯한 집중의 순간들에 찾아와
추억으로 오래오래 기억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