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9 (금) 내 소망 하나
저녁스케치
2016.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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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 전화할 수 있고
짜증날 때 투정 부릴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퇴근길이 외롭다고 느껴질 때
잠시 만나서 커피라도 한 잔 할 수 있고
가슴 한 아름 아득한 미소도 받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거울 한 번 덜 봐도 머리 한 번 덜 빗어도
화장하지 않은 맹숭맹숭한 얼굴로 만나도
오히려 그게 더 친숙해져서 예쁘게 함박웃음을 웃을 수 있고
서로 겉모습 보다는 둥그런 마음이 매력이 있다면서
언제 어디서 우연히 길을 가다가 은행 가다가
총총히 바쁜 걸음에 가볍게 어깨를 부딪쳐서
아! 하고 기분 좋게 반갑게 설레일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내 열 마디 종알거림에 묵묵히 끄덕여주고
주제넘은 내 간섭을 시간이 흐른 후에 깨우쳐 주는
넉넉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가끔씩은 저녁 값이 모자라 빈 주머니를 내 보이면서 웃을 줄도 알고
속상했던 일을 곤드레 술에 취해 세상에서 큰소리 칠 줄도 알고
술값도 지불케 하는 가끔은 의외한 면이 있는
낭만스러운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부모님의 수고스러움을 늘 감사하고
형제들의 사랑을 늘 가슴깊이 새기며
자신을 조금은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거기에 딱 어울리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다
유안진 시인의 <내 소망 하나>였습니다.
그러게요.
정말.. 그런 사람 하나 있었으면..
또 누군가에게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으면..
정말 좋겠네요.
설레는 금요일 퇴근길,
바로 그런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이면 더 좋겠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