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7 (토) 수없이 많은 얼굴 속에서
저녁스케치
20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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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많은 얼굴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찾아냅니다
수없이 많은 목소리 속에서 당신의 목소리를 찾아냅니다
오늘도 이 거리에 물밀듯 사람들이 밀려오고 밀려가고
구름처럼 다가오고 흩어지는 세월 속으로
우리도 함께 밀려왔단 흩어져갑니다
수없이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들 속에서
오늘도 먼 곳에 서 있는 당신의 미소를 찾아냅니다
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가는 먼 길 속에서 당신은 먼발치에 있고
당신의 눈동자 속에서 나 역시 작게 있지만
거리를 가득가득 메운 거센 목소리와 우렁찬 손짓 속으로
우리도 솟아올랐단 꺼지고 사그라졌다간 일어서면서
결국은 오늘도 악수 한번 없이 따로 흩어지지만
수없이 많은 얼굴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기억합니다
수없이 많은 눈빛 속에서 당신의 눈빛을 기억합니다

도종환 시인의 <수없이 많은 얼굴 속에서>


수많은 군중 속에서도 단번에 찾을 수 있고,
소음 속에서도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는 사람.
아무리 모습이 변했다고 해도 어디선가 마주치면
금방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은 사람.
돌고 도는 계절, 그저 그런 날들 속에서
더 선명해지는 그리움으로 남은 사람이 있지요.
근데 그럴 땐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두기로 해요.
외면하려 할수록 더 잘 보이는 거,
그게 바로 사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