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30 (화) 들꽃 향내 나는 사람
저녁스케치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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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공기가 향긋해
무심코 돌아보는데
코끝에 와 닿는 향
어디 철 늦게 아카시아가
몇 송이 지지 않고 남아
이렇게 향내를 뿌리나
발걸음 늦은 찔레 몇 그루가
이제야 꽃을 피웠다가 거두고 있나
멀리 봉서산을 바라보다가
길모퉁이에 이파리 하잘 것 없는
담상담상 피어있는
들꽃 몇 무더기를 보았다

내 이 나이 되도록
이쁘다는 말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지만
나도 저 들꽃처럼
고개 돌리면
바람에 실려 향내 가득 묻어오듯이
나와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저같이 순수한 향내로 남고 싶다
이쁘지는 않지만 나와 마주 보면
들꽃 향내 나는 사람으로

권복례 시인의 <들꽃 향내 나는 사람>


수수하면서도
흔치 않은 고운 마음을 지닌 사람,

만나고 헤어질 때면
자꾸만 뒤돌아보게 되는 사람,

무료한 일상에
드문드문 떠올라 미소 짓게 하는 사람,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은은한 잔향이 참 좋은,
그런 들꽃 같은 사람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