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6 (화) 하늘이 높은 이유
저녁스케치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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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는 해와 달과 별만 있는 게 아니란다

구름도 있고 무지개도 있다고?
돌아가신 할머니가 올라가 계시다고?

물론 하느님과 부처님도 계시겠지.
하지만 네가 모르는 게 또 있단다.

하늘에는 커다란 슬픔이 있지.
보이지 않는
슬픔들을 모두 담아내려다 보니
저렇게 크고 넓어진 거란다.

사람들이 가끔씩
하늘을 쳐다보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니?

사는 게 힘들고 슬퍼질 때마다 사람들은
하늘에다 슬픔을 퍼다 버린단다.

하늘을 원망하고, 그러면서도 하늘에 기도하는 건
사람이 스스로 이룰 수 없는 게 있기 때문이지.

흐릴 때도 있지만 하늘이
때때로 맑고 푸른 미소를 띠는 건
슬픔을 이겨내기 위한 자세를 보여주는 거란다.

하늘이 높은 이유를 이제 알겠니?

박일환 시인의 <하늘이 높은 이유>


슬플 땐 하늘을 봐요. 더는 눈물이 흐르지 않을 거예요.
한숨이 날 땐 하늘을 봐요. 저절로 한숨이 멎을 거예요.
넘어졌을 땐 하늘을 봐요. 다시 일어날 힘이 생길 거예요.
그리움이 밀려올 땐 하늘을 봐요. 곧 미소 지어질 거예요.
하늘은 그래서 파란 거예요. 우리의 아픔을 모두 품느라고.
하늘은 그래서 넓은 거예요. 우리 모두 기대어 쉬어 가라고.
하늘은 그래서 높은 거예요. 우리에게 끝없이 희망을 주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