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7 (수) 덩칫값
저녁스케치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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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려 앉아 턱받침 한 채
무당벌레한테 한참 눈길 보내고 있으면
사람들은 덩칫값 좀 하라고 그러지만
누가 뭐래도 나는 자그마한 것들이 좋더라
어릴 때부터 잔심부름하고 받는 잔돈이
그렇게 좋더라
잔꾀 부리고 잔머리 굴리고 얻는 자잘한 기쁨들도
좋기만 하더라
거친 파도 같은 일들이 내 삶을 휘몰아치다가도
결국 내 발밑에서 잔물결로 사그라지고
그럼 가슴은 잔잔해지더라
그게 그렇게 좋더라
작고 하찮고 보잘것없는 것들에게
잔정을 뿌려 주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덩칫값
어느새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이더라
정연철 시인의 <덩칫값>
덩칫값 보단 마음값을 하는 사람이 좋아요.
길가에 피어나 눈 맞추며 웃는 잔잔한 들꽃처럼
말보다 잔잔한 배려로 마음에 스며드는 사람.
모진 삶의 풍파에도 무너지지 않고
굽이 돌아 흐르는 강물처럼 잔잔한 마음을 지닌 사람.
덩치보다 마음이 크고 보배 같은 그런 사람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