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15 (목) 사랑해서 외로웠다
저녁스케치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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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로웠다.
바람 속에 온몸을 맡긴
한 잎 나뭇잎.
때로 무참히 흔들릴 때,
구겨지고 찢겨지는 아픔보다
나를 더 못 견디게 하는 것은
나 혼자만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외로움이었다.

어두워야 눈을 뜬다.
혼자일 때, 때로 그 밝은 태양은
내게 얼마나 참혹한가.
나는 외로웠다.
어쩌다 외로운 게 아니라
한순간도 빠짐없이 외로웠다.

그렇지만 이건 알아다오.
외로워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라는 것.
그래, 내 외로움의 근본은 바로 너다.
다른 모든 것과 멀어졌기 때문이 아닌
무심히 서 있기만 하는 너로 인해,
그런 너를 사랑해서 나는,
나는 하염없이 외로웠다.

이정하 시인의 <사랑해서 외로웠다>


사랑해서 외롭다는 말,
사랑을 해보기 전까진 이해할 수 없는 말이죠.
그럼에도 우린 사랑을 멈추지 않습니다.
나와 같은 생각이 아니라고 해도
봐주지 않고,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주는 기쁨이 훨씬 큰 게 사랑이니까.
끝없는 외로움을 동반한다 해도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묘약 역시 사랑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