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8 (금) 나의 육체의 꿈
저녁스케치
2015.12.19
조회 490



추운 겨울날에도
식지 않고 잘 도는 내 피만큼만
내가 따뜻한 사람이었으면,
내 살만큼만 내가 부드러운 사람이었으면,
내 뼈만큼만 내가 곧고 단단한 사람이었으면

그러면 이제 아름다운 어른으로
저 살아 있는 대지에다 겸허히 돌려드릴 텐데

돌려드리기 전 한번만 꿈에도 그리운
네 피와 살과 뼈가 만나서
지지지.. 온 땅이 으스러지는
필생의 사랑을 하고 말텐데



문정희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나의 육체의 꿈>



추울수록 뽀얗게, 뜨겁게 내뿜는 입김에서
추울수록 더 따뜻한, 맞잡은 두 손에서,
그래요.
날이 추워질수록
역설적으로, 사람이 따뜻한 존재라는 걸 실감하게 되죠.
뜨거운 심장과 심장 마주하며,
뜨겁게 생을,
내 인생의 사람들을 꼬옥... 안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