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3 (수) 명함
저녁스케치
201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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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명함은 울음소리다
경계의 명함은 군인이다
길의 명함은 이정표다
돌의 명함은 침묵이다
꽃의 명함은 향기다
자본주의의 명함은 지폐다
명함의 명함은 존재의 외로움이다
함민복 시인의 <명함>이란 짧은 시였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누군가 나에 대해 “저 사람은 어때요?” 물었을 때,
어떤 대답들이 가장 많이 나올까요.
또 내가 나를 소개할 때,
가장 즐겨 쓰는 표현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분명 그 대답들이,
얇은 명함 한 장보다 더 많이,
나를 말해주는 것들일 겁니다.
향기로 말하는 꽃처럼,
침묵할 줄 아는 바위처럼,
우리의 인생의 명함도 그리 아름다울 수 있다면..
좋겠는데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