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4 (목)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스케치
201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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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늦은 밤, 창문을 열어보니
아파트 숲에 별이 총총 떴네
차디차게 얼어붙은 밤하늘을 배경으로
총총 불을 켠 그 창문들
하나하나 성탄 트리의 꼬마전구네
아파트 숲 그대로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됐네
때로는 쓸쓸함이 그리움이 되고
때로는 그 쓸쓸함이 위로가 될 때가 있네
그대와 나의 쓸쓸함이 전선을 이어
꼬마전구에 불을 밝히네
우리 함께 깨어 쓸쓸한 희망 지키네
이 쓸쓸한 시대, 이 쓸쓸한 겨울,
빙판 위에 얼어 죽을 것만 같은
오직 낮은 데만 임하시는 아기별 하나
길바닥에 동사하지 않으시도록
꼬마전구 잠 못 들고 깜박거리네



홍수희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환하게 불 밝힌 크리스마스 트리를 바라봅니다.
서로 이어져 반짝이는 꼬마전구들처럼,
그래요.
우리도 함께 있을 때 더 아름답기를,
함께 깨어 희망을 지키는 사람들이길 -
크리스마스 이브 늦은 저녁 -
마음 모아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