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6 (토) 오만원
저녁스케치
201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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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서울 올라 와 만난 친구가
이거 한번 읽어보라며
옆구리에 쿡 찔러 준 책
헤어져 내려가는 고속버스 밤차 안에서
앞뒤로 뒤적뒤적 넘겨 보다 발견한
책갈피에 끼워져 있는 구깃한 편지봉투 하나
그 속에 빳빳한 만 원짜리 신권 다섯 장

문디 자슥 지도 어렵다 안 캔나!

차창 밖 어둠을 몰아내며
버스는 성을 내듯 사납게 내달리고
얼비치는 뿌연 독서등 아래
책장 글씨들 그렁그렁 눈망울에 맺히고



윤중목 시인의 <오만원>이란 글이었습니다.




친구 사정 뻔히 알지만
그 마음 지켜주고 싶어
책 속에 슬쩍 끼워 건넨 오만원 ..
아마도 시인에겐
세상 가장 따뜻한 배려이자
세상 가장 든든한 응원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슬쩍 챙겨주는 듯 - 그래서 더 속 깊은 배려들.
그 따뜻함이 유난히 마음을 울리는..
한해의 끝자락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