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 (화) 너무 무거운 노을
저녁스케치
201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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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배달은 끝났다
자전거를 방죽 위에 세워놓고 저무는
하늘을 보면

그대를 봉함한 반달 한 장
입에 물고 늙은 우체부처럼
늦기러기 한 줄
노을 속으로 날고 있다

피멍든 사연이라 너무 무거워
구름 언저리에라도 잠시 얹어놓으려는가
채 배달되지 못한
망년(忘年)의, 카드 한 장



김명인님의 글이었습니다, <너무 무거운 노을>




어쩐지..
요즘 노을이 유난히 무거워 보이더니..
한해의 시름, 고단함, 미련까지 다 -
저무는 한해 노을 속에 실어 보내서 그랬나 봅니다.
그래요. 그렇게 다 - 실어 보내세요.
피멍 들어 붉게 물든 노을일랑 어둠 속에 묻어두고
곧 다가올,
뽀얀 얼굴의 새날들 속으로 가볍게, 걸어가 보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