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9 (수) 청어를 굽다 2
저녁스케치
201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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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탁 위에서
마음의 지느러미를 달고
바다로 돌아간 청어 한 마리처럼

어제 띄운 화해의 긴 편지
그대가 사는 번지를 잘 찾아 갔는지

어쩌면 나에게
말의 가시가 더 많았는지
가시를 감추어둔 나의 말이
그대 목구멍에 상처를 남겼는지

다시 청어를 구으며
서툴게 발음해 보는 용서와 화해

내 말 속에 가시를 걷어내고
그대 가시 속에 숨은 말을 찾아
싱싱한 소금을 뿌린다

내 마음의 바다로
푸른 손수건 흔들며 돌아오는 청어!




전다형님의 글, <청어를 굽다 2>였습니다.




한 해가 가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을 하나만 꼽으라면,
바로 ‘사과와 용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내 말의 가시들에 상처 입은 사람들은 없는지,
청어 가시를 잘 발라내듯,
한번 더 돌아봐야겠어요.
그렇게 말의 가시를 들어냈을 때
청어들이 펄떡이듯, 우리 마음도 푸르게.. 살아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