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느림이란
저녁스케치
2015.12.13
조회 604


오늘이 벌써 12월하고도 13일이네요.
올해도 이제 2주가 채 남지 않았다.. 생각하니
괜히 마음도, 발걸음도 바빠집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 -
바로 ‘느림의 미덕’이 아닐까.. 싶어요.


사람들은 흔히 느림을 게으름과 착각을 하곤 합니다.
느리게 산다는 건
마냥 늘어지고, 할 일을 미루는 게으름과는 다르죠.
게으르게 미루다 보면
나중에 서두르며 허덕이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고 보면
바쁘다, 바쁘다 하는 사람들일 수록,
오히려 게으른 사람들이 더 - 많더라구요.
반면
뭐든 부지런히 먼저 준비하고,
살뜰히 주위를 챙길 줄 아는 사람일수록
서두르지 않습니다. 마음에도, 걸음에도, 여유가 있지요.
그러고 보면 느림이란,
부지런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삶의 기쁨이 아닐까.. 싶어요.


무엇보다 소중한 것일수록.. 느림이 필요합니다.
눈빛만 봐도 그 마음 다 알 거 같고,
세세한 버릇이며 취향까지 꿰뚫고 있는 어릴 적 친구.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 버린 - ‘동지애’로 뭉친 오랜 부부.
또..
한 쪽 쭈욱~ 찢어 따끈한 밥 위에 얹어 먹기만 해도
한 그릇 뚝딱인, 맛있게 잘 익은 김장 김치처럼..
그래요.
소중한 것들일수록 오랜 시간이,
느긋하게 기다리는 느림의 미덕이 들어 있답니다.


2016년 새해에는
좀 더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길 바랍니다.
시간에 역행하지도, 건너뛰지도 말고
시간과 함께 익어가는 여유를 아는 사람일 것.
그런 진정한 느림을 아는 사람이길.. 바람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