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4 (월) 밥상을 차리며
저녁스케치
201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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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문학상시상식에 가서 축하 반 부러움 반을 섞어 박수 치다가
상복 없는 시인들끼리 모여 서로서로 시 좋다고 칭찬하다가
문학상은 못 받아도 밥상은 받고 산다는 한 시인 농담에 웃어주다가
밥상이 문학상보다는 수천 배는 값진 것이라고 맞장구치다가
밥은 없고 술만 있는 자리에 헛배만 채우다가
집에 와서 식구들의 밥상 차린다
일생 가장 많이 한 일이
나 아닌 너를 위해 밥상 차린 일임을 생각하다가
오나가나 들러리밖에 안 되는 신세에 물음을 가져보다가
훌륭한 걸 따지자면 상 받는 일보다 상 차리는 일이라 생각하다가
그래도 한 번쯤 상이든 밥상이든 받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다가
이런 마음이 내가 나를 들러리로 만드는 것이라 반성하다가
이번 생은 그냥 보험만 들다가 가겠구나 생각하다가
밤새도록 나를 쥐었다 놓았다 쥐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다가...


문숙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밥상을 차리며>




요즘엔 모임도 많고,
무슨 상 받는 자리도 많아서일까요.
밤새도록 나를 쥐었다 놓았다.. 하는 시인의 솔직한 심정이..
공감이 되시죠.
안 그러려고 해도 왜 자꾸 비교가 되는지.. ^^
그래요. 이런 저런 상 다 필요 없구요,
올해가 가기 전, 수고한 나에게 상 한번 주는 건 어떨까요.
수고 많았어 ! 잘 살아왔어 ! 칭찬도 하면서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