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따뜻한 가치
저녁스케치
201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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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에선 ‘올리 티블스 익스프레스’라는
이름의 기차를 만날 수 있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이 기차에는.. 가슴 시린 사연이 있습니다.
때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시카고 인근에 살던 일곱 살 소년 올리 티블스.
미소가 해맑은 이 소년은, 가슴 아프게도 소아암을 앓고 있었는데요
소년의 장래희망은 다름 아닌, “기차”였다고 해요.
엄마가 “기차를 모는 기관사가 되고 싶은 거지,”라고 물어도
소년은 똘망똘망하게 “아니 기차”라고, 고쳐 말하곤 했지요.
올리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어느 날, 철도 회사에선 소년이 기관사가 되는,
특별한 하루 체험을 선물했는데요
올리가 탄 기차가 마을역에 도착했을 때..
올리의 가족들은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됩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플랫폼에 나와,
붉은 스카프를 흔들며 소년을 환영했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소년이 떠난 후, 철도회사는 새로 생긴 열차에,
소년의 이름을 따, “올리 티블스 익스프레스”라고 이름 지었지요.
그야말로, 기차가 되고 싶은 소년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 캐나다에선
뜻밖의 “10월의 크리스마스”가 화제가 됐죠.
캐나다의 한 작은 마을.
뇌종양을 앓는 일곱 살 소년 에반네 가족은,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두 눈을 의심합니다.
세상에.. 하루만에 온 동네에 하얗게 눈이 쌓이고,
집집마다 색전구와 트리로 장식품으로 꾸민 모습이,
그야말로 크리스마스, 그 자체였기 때문이었지요.
사연은.. 이랬습니다.
에반이 올 크리스마스를 맞지 못할 수도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면서
마을 사람들 모두가 나서 “시월의 크리스마스”를 연출한 거였지요.
에반에게 희망을 주고,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 모를,
세상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 겁니다.
십년 전 기차가 되고 싶던 한 아이를 위해
기꺼이 역까지 나와 손수건을 흔들며 반겨준 마을 사람들.
그리고 올 시월,
한 아이를 위해 기꺼이, “시월의 크리스마스”를 마련한
또 다른 사람들...
시간과 공간은 달라도.. 이들은 한 목소리로 말하는 듯합니다.
하나를 위한 모두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바로 이런 순간이라고..
진정으로 내 열정과 시간을 아끼지 말아야 할 가치는,
바로 이런 거라고.. 말이죠.
한 해의 마무리를 생각하는.. 11월입니다.
해야할 일, 챙겨야할 약속, 못다한 일들도 많지만
무엇보다
정말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그 따뜻한 가치 하나만큼은,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