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집밥의 역설
저녁스케치
2015.11.16
조회 441


요즘 ‘집밥’..이 유행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너도나도 집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티브이 프로그램이나 음식점에서도
집밥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만큼,
사람들은 집밥에 열광하고 있죠.
심지어 전혀 모르는 사람들끼리 SNS를 통해 만나
집에서 함께 요리를 해서 먹는,
“소셜 다이닝”도 유행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집밥 신드롬은
역설적이게도, ‘집밥 없는 시대’를 반증하는 듯 합니다.
날로 늘어나는 1인 가족 인구,
야근에, 학원에, 입시 준비에 -
한 지붕 아래 살아도
하루에 한 끼 식사도 함께 하지 못할 만큼 저마다 바쁜 가족들.
어쩌다 함께 해도
마주한 얼굴 대신, 스마트폰에 손이 가는 디지털 세상의 폐해.
집밥을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집밥이란 어쩌면,
하나의 신드롬이 아닌, 간절한 바람인지도.. 모르겠어요.


소박하지만
내 손으로 직접 장을 보고,
이런저런 나만의 비결로 맛을 더하고,
마침내 온 가족이 빙 둘러 음식을 나누고.
누군가 입에서 “야~ 맜있다~” 한 마디에
하루의 수고가 사르르.. 풀리며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
‘집밥이 있는 풍경’.

우리가 정말 그리워하는 건,
정말 찾아야 할 건 -
바로 이런 집밥에 담긴,
맛 이상의 맛 -
바로 제대로 된 ‘인생의 맛’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저녁,
집밥이 있는 풍경이 더 많아지길.. 바람 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