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8 (수) 몸을 굽히지 않으면
저녁스케치
201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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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잘 익은 오렌지가 떨어져 있네
붉고 새콤한 자두가 떨어져 있네
자줏빛 아이리스 꽃이 활짝 피어 있네
나는 곤충으로 변해 설탕을 탐하고 싶네
누가 이걸 발견하랴,
몸을 굽히지 않는다면
태양이 몸을 굽힌, 미지근한 어스름도 때마침 좋네
누가 이걸, 또 자신도 주우랴,
몸을 굽혀 균형을 맞추지 않는다면
문태준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몸을 굽히지 않는다면 >
몸을 굽힌다는 건...
바쁜 걸음을 멈출 줄 안다는 의미일 겁니다.
늘 높은 곳을 향해 달리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의 그림자,
내 발 밑의 작고 여린 것들을 살필 줄 아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란 의미도 되겠지요.
그래요. 몸을 굽히지 않는다면
보지 못할 소중한 것들이 세상엔 참 많습니다.
잠시 걸음을 멈춰보세요.
그리고 한번 몸을 굽혀, 눈을 낮춰,
세상을 볼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