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9 (목) 11월
저녁스케치
201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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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만 보내야하겠어
텅 빈 적막 늦가을의 고요
홀로 깊어지는 속뇌임
누구와 달빛사랑 꿈꾸고 있는지
자꾸만 지워지는 이름 앞에 붙들고픈 11월!

문득 주민등록증을 보다가 황당한 느낌이 들어
내 나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허둥대던 날처럼
아직도 욕심의 언저리 벗어나지 못하고
늦가을 저녁의 풍요를 꿈꿨어

해는 자꾸 서쪽으로 기울잖아
이젠
11월의 나무처럼
내려놓을 때가 되었어



배귀선 시인의 <11월>이란 글이었습니다.




그러게요.
세월에 더해진 나이만큼,
이제 버릴 줄도 알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욕심의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서성이는 나를,
11월의 나무가 깨우쳐주는 듯합니다.
이젠 텅 빈 11월의 나무처럼 내려놓아야 할 때..
그렇게 나를 비워가며,
다시 올 봄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