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 (수) 가을 편지
저녁스케치
201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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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게 주신
가을 노트의 흰 페이지마다
나는 서투른 글씨의 노래들을 채워 넣습니다.
글씨는 어느새 들꽃으로 피어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말은 없어지고
눈빛만 노을로 타는 우리들의 가을,
가을마다
당신은 저녁노을로 오십니다

가을의 그윽한 이마 위에
입맞춤하는 햇살,
햇살을 받아 익은
연한 햇과일처럼 당신의 나무에서
내가 열리는 날을
잠시 헤아려 보는 가을 아침입니다.

싱싱한 마음으로 사과를 사러 갔습니다.
사과씨만한 일상의 기쁨들이
가슴속에 떨어져 내립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연작시, <가을 편지>의 일부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가을 편지>라는 제목의 시들이 참 많은 거 있죠.
감성이 풍성해지는 가을에는
하고픈 말도,
나누고 싶은 추억도 많기 때문인가 봅니다.
올 가을 노트에는..
또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져 갈까요.
맑은 생각 하나,
단풍잎 닮은 가을 노트에 담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