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월) 가을 국도를 달리다
저녁스케치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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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까지 서러운 날은
31번 국도를 무작정 달린다
누렇게, 익을 대로 익은 바람결에 흔들려도 보다가
허수아비가 되어, 잠시 생각을 풀어헤치고 서 있다
가을이 깔린 국도에서 저녁 해를 끝까지 추월하다 보면
나도 잃고 길도 잃어
오히려, 잃어버려 더더욱 아름다운 내 영혼 만난다
늙은 들길이 피워 놓은 꽃은 꽃이 아니라 눈물이다
한때의 싱싱한 순간들이 바람처럼 흔들리는 내 가슴에
누가, 가을 향을 한 움큼 따 조심스럽게 꽂아놓는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코스모스가 울먹이며 내게 속삭인다
그렇지 않다고, 내 믿음만큼은 그렇지 않다고
외쳐대고도 싶지만
소리 지르면 코스모스는 놀라
후드득 떨어질 것만 같다
박숙이님의 글이었습니다, <가을 국도를 달리다>
길이라는 게..
단지 시간과의 경쟁이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아는 나이가 되었기에..
가을 여행은 국도가 제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요. 가을 국도를 한번 달려봐야겠어요.
황금들판 어우러지는 조붓한 그 길 따라
천천히, 가을을 느낄 수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