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7 (화) 가을아 천천히 가자
저녁스케치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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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두둑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
황금 곡선 그리며 좌우로 흩어지면
뫼비우스의 띠처럼 생긴 길이
영원한 생명선이 굽이치듯
순간 눈앞을 스쳤다 사라진다


휘익, 찬바람이 불면
잠시 머물던 황홀한 시간
청춘의 일기처럼 가슴에 반짝이고,
혼종(昏鐘)에 놀란 마른 잎 우르르
붉은 보도블럭 위로 내려앉는다

이제 가볍게 누워야 할 때,
우리 기약없이 살아가는 세상
너도 가고 나도 가는 곳
가을아, 천천히 가자
쓸쓸한 그 길 서글프지 않게...



김춘경님의 글이었습니다, <가을아 천천히 가자>



가을비가 내리고 부쩍 쌀쌀해졌어요.
정말이지... “가을아 좀 천천히 가자”..
부탁이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듭니다.
아직 두 눈에,
마음에 꼭꼭 제대로 담아두지 못했는데...
가을아.. 좀 천천히 가자.. 응?
어깨 위로 살포시 떨어지는 단풍잎에 당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