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수) 책을 읽는다고 말하지 않겠다
저녁스케치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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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冊)이란 한자를 찾다 보니
부수로 경(冂)이 쓰이는 것을 알았다
옛날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을 읍(邑)이라 했고
읍의 바깥 지역을 교(郊)라 했고
교의 바깥 지역을 야(野)라 했고
야의 바깥 지역을 림(林)이라 했고
림의 바깥 지역을 경(冂)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책을 둘러싸고 있는 경계선은
내 시야가 닿기 어려운 거리이다
나는 책을 읽어서는 세상을 볼 수 없다고 믿어왔는데
책의 경계선 안에
산도 강도 들도 짐승도
사람도 시장도 지천인 것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칸트는 평생 동안 백 리 밖을 나가지 않고
서재에서 보냈다고 한다
결혼도 하지 않고
시계와 같이 책을 읽었다는 것이다
벌써 백 리 밖을 벗어났고
들쑥날쑥 살아가고 있으므로
나는 책을 읽었다고 말하면 안 되겠다
책을 읽는다고 말하지 않겠다
다만 책이 넓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보이는 데까지만 걸어가야겠다
맹문재님의 글이었습니다,
<책을 읽는다고 말하지 않겠다>
“책은 한 권, 한 권이 하나의 세계이다”
일찍이 영국의 시인인 윌리엄 워즈워스도 이렇게 말했지요.
심지어 몽테스키외는,
“한 시간 정도 독서를 하면
어떠한 고통도 진정된다.“고까지 하네요.
책 읽기 좋은 계절.. 가을입니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책 읽기,
아니 책 속으로의 여행.. 어떨까요.
책장을 덮을 무렵 우리도
앙드레 지드처럼 말할 지도.. 모르겠어요.
“나는 한 권의 책을 책꽂이에서 뽑아 읽었다.
그리고 다시 꽂아 놓았다.
그러나 이미 나는 조금 전의 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