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5 (금) 풍경
저녁스케치
201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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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에서 열리는 시낭송회에 가려고
제천에서 시외버스를 탔다
깊은 가을 뙤약볕이 눈부셔서
불붙는 단풍에 불을 델 것 같았다
중간중간 버스가 설 때마다
내리는 사람이 한둘은 됐다
차창 밖 풍경에 푹 빠져 있던 나는
그때 참 이상한 풍경을 보았다
학생이고 아주머니고 할머니고
내리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운전기사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건성으로 하는 인사치레가 아니었다
한창 나이 운전기사도
제집에 온 손님 배웅하듯 했다
-예, 고맙습니다
아아, 우리네 진짜 풍경은
차창 밖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제천 영월간 38번 국도
허름한 시외버스가 실어 나르는
호젓한 풍경에
나는 그냥 눈이 시렸다


오탁번 시인의 <풍경>이란 시였습니다.



꽃 같은 사람들이
꽃 같이 환한 얼굴로
고향으로, 고향으로 향합니다.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한가위로 향하는 길목,
이 저녁의 풍경들이 말해주는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