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2 (금) 맑은 토장국이 되고 싶다
저녁스케치
2015.10.03
조회 431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보면
그 앞에 가 앉아 주고 싶다
가만 마주 앉아서
봄동 겉절이가 맛나 보인다고
식욕도 거들고
강화에는 아마 쑥이 지천일거라고

세월 얘기도 하면서
알맞게 따뜻한 끓인 물도 따라 주고

어디 서러운 일이
혼자서
굳은 밥에 물 부어 먹는 것 뿐이겠냐만은

난 자꾸 혼자 밥 먹는 이의
맛난 반찬이 되어
밥상머리에 앉고 싶다

맑은 토장국이 되어
그 사람의 목젖을
적시고 싶다



황정혜님의 글이었습니다, <맑은 토장국이 되고 싶다>




행복이라는 거...
그러고 보면 그리 큰 일이 아닐 겁니다.
누군가 홀로 밥 먹는 이가 있거든
옆에 앉아 두런두런, 말 거들어 주고.
국 좀 더 갖다 줄까요, 물어주고.
김치 찢어 먹을 때 한쪽 잡아주는..
그래요.
그런 게 바로 행복...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