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3 (토) 공산성의 들꽃
저녁스케치
2015.10.04
조회 401



이름을 붙이지 말아다오
거추장스런 이름에 갇히기보다는
그냥 이렇게
맑은 바람 속에 잠시 머물다가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즐거움

두꺼운 이름에 눌려
정말 내 모습이 일그러지기보다는
하늘의 한 모서리를
조금 차지하고 서 있다가
흙으로 바스라져
내가 섰던 그 자리
다시 하늘이 채워지면
거기 한 모금의 향기로 날아다닐 테니
이름을 붙이지 말아다오
한 송이 자유로 서 있고 싶을 뿐...



문효치님의 <공산성의 들꽃>이란 글이었습니다.



화원을 장식하는 꽃들도 아름답지만
하늘 향해 쭉 뻗은 나무들도 멋지지만
이 가을,
들판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건
바로, 이름 없는 들꽃들이지요.
곱고 향기롭게, 그리고 자유롭게 -
그렇게 들꽃처럼 살다 지는 삶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