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월) 꽃씨를 거두며
저녁스케치
201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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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먼저 지는 몇 개의 꽃들이 있습니다.
아주 작은 이슬과 바람에도
서슴없이 잎을 던지는 뒤를 따라 지는
꽃들은 그들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거두며
사랑한다는 일은 책임지는 일임을 생각합니다.
사랑한다는 일은
기쁨과 고통, 아름다움과 시듦, 화해로움과 쓸쓸함
그리고 삶과 죽음까지를 책임지는 일이어야 함을 압니다.
시드는 꽃밭 그늘에서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거두어 주먹에 쥐며
이제 기나긴 싸움은 다시 시작되었다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끝나지 않았고 삶에서
죽음까지를 책임지는 것이 남아 있는
우리들의 사랑임을 압니다.
꽃에 대한 씨앗의 사랑임을 압니다.
도종환님의 글이었습니다, <꽃씨를 받으며>
화려하던 꽃들도 차가운 바람에 시들어 버립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지요.
시들어 버려지는 꽃들에게서,
이제 새로운 봄을 피워낼 씨앗들이 맺힙니다.
화려한 꽃의 나날들만큼
꽃씨를 받는 겸허한 시간도 사랑하며 품을 수 있길..
우리의 인생도.. 그러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