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3 (화) 자작나무에게
저녁스케치
201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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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승은 바람이다
바람을 가르며 나는 새다
나는 새의 제자가 된 지 오래다
일찍이 바람을 가르는 스승의 높은 날개에서
사랑과 자유의 높이를 배웠다
나의 스승은 나무다
새들이 고요히 날아와 앉는 나무다
나는 일찍이 나무의 제자가 된 지 오래다
스스로 폭풍이 되어
폭풍을 견디는 스승의 푸른 잎새에서
인내와 감사의 깊이를 배웠다
자작이여
새가 날아오기를 원한다면
먼저 나무를 심으라고 말씀하신 자작나무여
나는 평생 나무 한 그루 심지 못했지만
새는 나의 스승이다
나는 새의 제자다
정호승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자작나무에게>
새와 바람과, 나무를
‘스승’ 삼고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인생을 생각해 봅니다.
시인의 맑은 감성,
욕심 없는 마음이,
괜히 그런 게 아니구나.. 싶어지지요.
하늘처럼 드넓게,
바다처럼 깊게,
바람처럼 자유롭게
나무처럼 오랜 인내와 겸손으로...
이 가을엔 우리도,
자연을 스승 삼아.. 닮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