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목) 가을에는
저녁스케치
201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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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리 맑아지는 가을에는
달빛이 깊어지는 가을에는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에는
쑥부쟁이 꽃피는 가을에는
어인 일인지 부끄러워진다.
딱히 죄 지은 것도 없는데
아무런 이유 없이 가을에게
자꾸만 내가 부끄러워진다.
강인호님의 글이었습니다 <가을에는>
살다보면 종종, 마주한 것들이 거울이 됩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 앞에서는
나도 깊은 사람이 되고 싶구요.
드넓은 바다를 마주하면 내 마음도 따라 넓어질 거 같구요.
눈빛 맑은 아가와 눈 맞추면
어쩐지 마음 부끄러워져,
우리 눈빛도 한결 순해지곤 하지요.
가을 앞에 서면 자꾸 부끄러워지는 이유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풍요와 비움의 가을 앞에 서면,
줄 건 없고 비울 건 많은 내가 자꾸 보여서
그렇게 가을을 닮아가고 싶어서..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