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2(수) 반은 좀 어두워지자
저녁스케치
2015.09.04
조회 463



반은 좀 어두워지자
반은 전깃불좀 끄자
반은 잠 좀 자자

반은 봄 무너지자
반은 좀 허무해지자
셔터 내리고 근도 좀 놓아버리고
반은 나 혼자 내버려두자

반은 TV도 좀 끄자
PC도 좀 끄자
눈 감고 팔베개만한 채 그냥 멍하니
바람 소리도 좀 듣자

반은 자전거도 타고
반은 나무들 사이도 걷고
반은 슬프지 말자
반은 죽일 놈도 용서하자

이제 별도 내려오지 않는 밤
작은 스탠드불 밑에 마주 앉아
반은 따뜻하게
반은 좀 어두워지자



윤재철님의 글이었습니다, <반은 좀 어두워지자>




모든 것이 과잉이 되어버린 세대.
절반까지도 바라지 않습니다.
아주 조금만 놓아보세요.
처음엔 불안하고 쉽지 않을 거예요.
그래도 조금씩 놓다 보면 곧 보게 될 겁니다.
비워낸 자리만큼,
행복이 깃들어 미소 짓고 있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