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6 (수) 국화잎 베개
저녁스케치
2015.09.16
조회 550
국화잎 베개를 베고 누웠더니
몸에서 얼필얼핏 산국 향내가 난다
지리산 자락 어느 유허지 바람과 햇빛의 기운으로 핀
노란 산국을 누가 뜯어주었다
그늘에 며칠 곱게 펴서 그걸 말리는 동안
아주 고운 잠을 자고 싶었다
하얀 속을 싸서 만든 베개에
한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아픈 머릴 누이고 국화잎 잠을 잔다
한 생각을 죽이면 다른 한 생각이 또 일어나
산국 마른 향을
그 생각 위에 또 얹는다
몸에서 자꾸 산국 향내가 난다
나는 한 생각을 끌어안는다
조용미님의 <국화잎 베개>란 글이었습니다.
정말..
국화잎 베개 하나 있음 참 좋겠다.. 싶습니다.
국화잎 향기 가득한 베개를 베고 자면
잠 못 이루게 하는 걱정들도,
어지러운 세상도 좀 -
말끔해질 거 같은데 말이죠.
맑은 국화 향처럼
고운 잠, 향긋한 꿈을 꿈꾸는.. 가을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