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7 (목) 도토리 두 알
저녁스케치
201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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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에서 주워든 도토리 두 알
한 알은 작고 보잘 것 없는 도토리
한 알은 크고 윤나는 도토리
나는 손바닥의 도토리 두 알을 바라본다
너희도 필사적으로 경쟁했는가
내가 더 크고 더 빛나는 존재라고
땅바닥에 떨어질 때까지 싸웠는가
진정 무엇이 더 중요한가
크고 윤나는 도토리가 되는 것은
청설모나 멧돼지에게나 중요한 일
삶에서 훨씬 더 중요한 건 참나무가 되는 것
나는 작고 보잘 것 없는 도토리를
멀리 빈숲으로 힘껏 던져주었다
울지 마라 너는 묻혀서 참나무가 되리니
박노해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도토리 두 알>
그래요.
삶에서
정말 중요한 일은,
한 그루의 나무로 자라나가는 일이겠지요.
당장 눈에 띄지 않아도,
화려하지 않아도
꾸준히 나를 다독이며
노력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새들이 깃드는
커다란 나무 같은 사람이 되어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