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8 (금) 조금만 더
저녁스케치
2015.09.18
조회 515
산길을 걷다가
마주 오는 사람에게 길을 물으면
사람들이 그러지 않습니까?
조금만 더 가면 돼요.
하지만 정작 걸어보면
그 조금이 한 시간도 되고 한나절도 되지요.
젊었을 땐 그런 식으로 가르쳐 주는 게 답답했는데,
나이를 좀 더 먹으니까
그게 참 지혜로운 말 같군요.
멀든 가깝든
그 곳을 물은 사람에겐
그 곳이 목적지일 테니,
조금만 조금만 하면서 걷는 게
차라리 까마득하다고 지레 가위 눌려
옴짝달싹 못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습니까?
어차피 걸어야 할 길이라면
희망을 가지고 걸으라는 마음이었겠죠.
윤대녕님의 책,
<빛의 걸음걸이>에서 골라봤습니다.
다 놓고 싶을 때,
그래요, 딱 한 걸음만 더 가보세요.
요 길모퉁이 한번만 더 돌아보자,
딱 하루씩만 더 살아보자 - 마음먹어보세요.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언제 이렇게 왔지?” -
스스로 대견하다.. 칭찬해줄 날이, 올 겁니다.
꼭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