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골목길 접어들 때에
저녁스케치
2015.09.20
조회 591
이제 추석이 꼭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추석, 그리고 옛 고향길을 떠올리면요
그중에서 “골목”을 빼놓을 수 없죠.
지금처럼 아파트촌이 생겨나기 전.
우리 기억 속의 서울은,
큰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작은 골목들이 굽이굽이 이어지던 동네였지요.
야트막한 담장 너머,
고등어 굽는 냄새며 살뜰한 도마 소리,
우르르..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들려오던 골목길.
“이제 들어오는가?”
골목 어귀 동네 슈퍼 앞 평상에 어르신들이
정겨운 인사를 건네고,
딸아이 혼사까지 챙기는 오랜 단골들이 있던 골목길은,
사람 사는 맛이 진하게 묻어나는,
삶의 공간이었습니다.
도시 개발과 함께 하나, 둘 사라지던 골목길이,
아니, 잊혔던 서울의 골목들에
다시, 사람들의 발길이 모여들고 있다고 하죠.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옛 골목길은 아니지만
그래도 새롭게 변신한 골목길은
나름의 맛과 멋이 있습니다.
여러분 잘 아시는,
경복궁 동문 앞에서 시작되는
삼청동길과 북촌이 대표적이구요.
또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
600여 채의 개량 한옥과
작은 골목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서촌길도 예스럽구요.
윤동주 언덕이 있는 부암동길,
경의선 철길을 잔디밭 공원으로 바꾼 후,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는 연리동길.
수제화 장인들의 땀이 서린 성수동의 구두 골목까지.
걷고 싶은 길들이 참, 많아졌어요.
때론 옛 골목의 정취가 그리워서,
때론 옛 골목이 새롭게 변신한 모습이 신기해서,
혹은 그 두가지가 묘하게 공존하는 맛이 좋아서,
오늘도 많은 사람들은 골목길을 찾습니다.
걷기 좋은 계절, 가을이 가기 전에
골목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구석구석, 숨은 얘기들,
나만의 추억들도 돌아보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