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7 (월) 차심
저녁스케치
201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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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심이라는 말이 있지
찻잔을 닦지 않아 물이끼가 끼었나 했더니
차심으로 찻잔을 길들이는 거라 했지
가마 속에서 흙과 유약이 다툴 때 그릇에 잔금이 생겨요
뜨거운 찻물이 금 속을 파고들어가
그릇색이 점점 바뀌는 겁니다
차심 박힌 그릇의 금은 병균도 막아주고
그릇을 더 단단하게 조여준다고……
불가마 속의 고통을 다스리는 차심,
그게 차의 마음이라는 말처럼 들렸지
수백 년 동안 대를 이은 잔에선
차심만 우려도 차맛이 난다는데
갈라진 너와 나 사이에도 그런 빛깔을 우릴 수 있다면
아픈 금 속으로 찻물을 내리면서
금마저 몸의 일부인 양



손택수 시인의 <차심>이란 글이었습니다.



그냥 흘려보낼 수 있는 찻잔의 잔금들을
차심 - 차의 마음이라고 읽은
맨 처음 사람은.. 누구였을까?
아마도 맑은 차향을 닮은 사람.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그런 사람이었을 거 같습니다.
맑은 정신 배인 차심을 닮고 싶습니다.
뜨거울수록 더 깊어지는,
차심을 아는 그런 사람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