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6 (수) 김천석
저녁스케치
201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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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千石-
천석꾼 부자 되라고
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라는데
땅 한 뙈기도 없다
평생 흙 퍼서 자식들 빈 배 채워주고 나니
허물 같은 껍데기만 오롯이 남았구나
“늙어서 돈이 많어도 걱정이어라우
가진 것 없으니 욕심도 안 생겨 맘 편허당께요“
누에를 기르면서 해맑은 누에를 닮아가는 사람
누에가 푸른 뽕잎 먹고 명주실을 남기듯
참새같이 먹고 신선같이 살면서
나를 가르친다
오늘도 김천석 씨는 늙은 아내 손잡고
바람 부는 들길 따라 꽃구경 간다




문순태님의 <김천석>이란 글이었습니다.



아마도 살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며,
가장 마음을 담아 완성하는 글짓기가 있다면 -
바로 자식들의 이름을 짓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세상 모든 이름 석자에는,
자식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님의
바람과 정성이 들어있는 셈이지요.
나는 얼마만큼 내 이름대로 살고 있는가..
내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살고 있는가... 돌아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