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다시, 아날로그
저녁스케치
2015.07.28
조회 463

요즘 서점에서 제일 잘 팔리는 책은,
<컬러링북>이라고 합니다.
우리 어릴 때 <색칠 공부책> 있잖아요.
그거랑 비슷하더라구요.
꽃이나 나무, 새 같이, 여러 도안들이 그려진 책인데요
요즘엔 2,30대들이 이걸 사서 색을 칠한다고 하네요.
심지어 <라이팅(writing)북>이라고 해서요,
왜 필사라고 하죠,
한 쪽 면엔 글이 있고,
다른 한 쪽 면은 빈 칸으로 둬서
책의 내용을 베껴 쓸 수 있게 한 책도 인기라고 합니다.

쌍둥이도 세대차이가 난다는 요즘.
다 큰 어른들이
어렸을 때 즐겨하던 색칠하기를 즐기고
손으로 꾹꾹 눌러 쓰는 글씨를 쓰는 풍경 -
낯설면서도 반가운 모습이 아닐 수 없는데요
이들이 꼽는 가장 큰 매력은, ‘몰두’입니다.
열심히 색칠을 하고,
정성스레 글을 쓰다보면
언제 시간이 갔나.. 싶어지구요,
그러고 나면 개운하니, 힐링이 된 기분이라는 거지요.
그래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몰두할 수 있는 재미 -
요즘 같이 복잡하고 할 일 많은 세상에,
큰 미덕이 아닐까 싶어요.

근데 저는 또,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나고 자란 젊은이들에게도,
거스를 수 없는,
“아날로그적 유전자”가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그 유전자가 이끄는 대로,
나도 모르게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글씨체,
나만의 개성으로 색을 더한 나만의 작품,
연필을 깎을 때 나는 연필향,
사각사각.. 글을 쓰는 촉감 같은 -
아날로그의 매력에 빠져드는 건 아닐까..
하구 말이죠.
반짝 유행으로 끝날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한 거 같아요.
아날로그의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며,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
사람의 마음을 끌 거라는 걸...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