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목) 스친다는 것
저녁스케치
201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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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사 온 시집을 넘기다가
종잇날에 손가락을 베었다
살짝 스친 것도 상처가 되어
물기가 스밀 때마다 쓰리고 아프다
가끔은
저 종잇날 같이 얇은 生에도
마음 베이는 날
그 하루 온통 붉은 빗물이 흐른다
종잇날이 스치고 지나간 흔적처럼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은
모두 상처다
무딘 날에 손 베인 적 있던가
무덤덤함에 마음 다친 적 있던가
얇은 것은 상처를 품는다
스친다는 것은 상처를 심는 거다
박선희님의 글이었습니다, <스친다는 것>
얇은 종이에도 손이 베이는 것처럼 ,
마음이 상하는 건,
오히려 큰 일보다 작은 일일 때가 많지요.
살아 간다는 건 그만큼,
상처를 받을 걸 각오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가시를 품은 장미가 더 화려한 법.
상처마저 품으며, 더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